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려면?
1.
마지막 해외여행은 우연찮게 코로나가 막 시작될 즈음이었다.
여행지에서 접한 뉴스에서는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우한 폐렴이라는 전염병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여행지에서 돌아올 때만 해도 공항 검역은 열화상 카메라를 지나가는 정도였고,
그 이후에는 상황이 심각해 졌다.
사실상 해외로 나가는 공항문을 마지막으로 닫고 들어온 셈이었다.
그 이후 삼년만에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2.
여행을 하며 좋은 점이 많지만,
여행 이후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람인 것 같다.
여행객을 대하는 그나라 사람들의 친절함이 주는 마음 따뜻함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이번 여행이 특히 그랬다.
상인들은 물론 공항 직원들까지 모두의 친절한 행동에서 고마움과 따듯함을 느꼈다.
누군가는 자본주의 미소와 태도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내가 받은 인상은 몸에 배어 있는 친절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 한국에 들어오는 순간, 여행 끝 일상 시작이라고 느낀 지점들이 있다.
그중 한 가지가 출입국관리직원의 태도와 표정.
세상, 피곤하다는 느낌을 전달하는 표정과 눈빛, 그리고 손짓
고압적인 태도.
물론 업무적으로 그럴만한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한결같이 귀찮다거나 고압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관광 목적의 여행 후 돌아오는 자국민들에게 까지 그럴 필요가 있나.
내가 출입국관리직원의 업무적인 어려움을 몰라서 일 수 있다. 그리고 역시 사바사일지도 모른다.
이런 책이 유행이다.
3.
기분이란게 한 번 빠지면 계속 한 방향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면 자칫 그 사람의 태도로 고착화될 수도 있고.
기분은 감정에서 발현되고 감정은 다소 본능에 좌우되는 영역이다.
때문에 기분은 즉흥적이거나 일회적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런 책도 나오는 것 아닐까. 기분이 태도가 됐을 때의 문제 상황을 피하라는 뜻으로.
사실 반대가 더 정확하다.
태도가 기분을 만든다.
왜 늘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고 하지 않나.
너무 당연한 말이다.
이 당연한 말을 이번 여행에서 새삼 깨닫는다.
이번 여행을 통해 받은 따뜻함과 유쾌함은 그 나라 사람들의 친절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이 좋은 여행의 여운이 남아있을 때 만이라도
사람을 대하는 일은 어떤 일이든 친절한 태도를 견지하도록 노력하자고.
그 일이 옳은 일, 싫은 일, 해야할 일 무슨 일이든 말이다.
모두 수용하고 받아주는 '호구'가 된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자는 것임.
그게 나에게도 평온함과 행복감이라는 감정에서 발현된 좋은 기분을 주니까.